목록영화, 문화 리뷰 (23)
오아시스
서치 오랜만에 잘 만들든 영화를 만났다. 영화 서치는 SNS 를 통해 실종된 딸을 찾는 아빠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데이비드의 가족은 반갑게도 한국계 미국인이다. 한국계 미국인 가족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라니 특이하고 산뜻하다 . 영화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진행한다. 실종된 딸, 애타는 부모의 심정, SNS 소통의 장점과 문제점들을 잘 보여준다. 서치는 잔인한 장면이나 액션장면 하나 없이도 관객을 몰입하게 하는 수준 높은 스릴러이다. 아버지 데이비드는 암으로 아내를 잃고 고등학생인 딸 마고와 지내고 있다. 마고가 학교수업 때문에 저녁 모임에 간다는 말을 듣고 데이비드는 잠자리에 들게 된다. 아침에 눈을 뜨자 밤사이 딸에게서 걸려 온 부재중 전화를 보고 딸에게 전화를 한다.그런데 이때부터 마고와 도무지 ..
안시성 중국대륙의 새 주인 당태종 이세민을 무너뜨린 것은 100만 대군이 아니라 안시성이라는 작은 성이었다. 안시성을 지키는 군사는 고작 5천명에 불과했다. 20만 명의 공격을 88일 동안 막아낸 동아시아 최고의 공성전이 영화로 나왔다. 이미 십여 년 전에 TV드라마로 안시성 전투가 소개되었다. 당시 양만춘 장군의 역에는 원로배우 임동진씨가 맡았다. 당시 임동진씨의 연기는 정말 대단했었다. 조인성은 임동진이 맡은 양만춘을 보고 무척이나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 물론 임동진의 양만춘을 뛰어 넘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는지 모르겠다. 고구려의 연개소문은 이세민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고 평양성으로 철수하고 만다. 당태종 이세민은 전쟁의 신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고구려의 강한 성들을 차례로 격파한다. 그..
기생충 제목만 들어도 대강의 줄거리가 느껴졌다. 부잣집에 가난한 사람들이 기생하는 상황에서 생기는 일이 영화의 내용일거라 생각하고 영화를 봤다. 한국에만 있다는 지하층에 사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부자이나 어리숙한 사람들과 어울려서 감히 그들의 집을 접수하는 상황까지 가고 만다. 그리고 거기서 또 다른 기생충들을 만난다. 영화는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치닫다가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진다. 그리고 마지막에 결국 기생충의 꿈은 부자가 되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항상 꿈꾸는 것처럼... 봉준호 감독은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를 지적하고 싶은 것이었을까? 난 감독의 설명을 듣지 않아서 그가 어떤 의도로 영화를 만들었는지 모른다. 보면서 내내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너무 어둡게 그리고 있는 것..
걸갑스 영화는 여성영화이다. 그냥 코믹하게 시대의 흐름에 맞게 아무거나 만들자 하고 만든 영화로 보인다. 최근에 강남클럽에서 일어난 마약 강간 사건을 모티브로 얼른 만든 영화다. 영화는 그다지 재밌지 않다. 김빠진 콜라와 불어터진 라면처럼 철지난 영화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영화 내내 여주인공들은 어울리지 않는 욕설을 토해냈다. 감독은 그게 좋았나 보다. 욕설이 난무하는 영화는 이제 관객 정서와 안 맞는다. 그래도 간간히 웃기기는 했다. 라미란씨가 연기를 잘하는 것도 그나마 다행이다. 다음에는 좀 더 수준 높은 여성영화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현실에 달라붙은 끈끈하고도 코믹한 영화, 잘 만든 여성영화가 보고 싶다.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10대 스파이더맨 이야기는 기존의 스파이더맨보다 훨씬 감칠맛을 준다. 이번 작품은 호불호가 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좋은 평가를 하지 않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아마도 악당의 역할이 시시하게 보여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힘아리가 없는 악당과 그 부하들이 잔뜩 나온다. 그리고 함께 수학여행간 친구들과의 이야기도 정밀하게 이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영화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지나버린 어린 시절의 스파이더맨 향수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자극하는 방식은 내가 소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스파이더맨이 어려져서이다. 또래 중학생? 친구들이 등장하여 10대들의 풋풋한 이야기가 교차해서 등장하는 것이 그런 역할을 한다. 히어로 영화로써는 약간 부족하지만 소년 스파이더맨이 성..
라이언 킹 하면 음악과 유쾌한 줄거리, 통쾌한 복수가 생각난다. 그리고 그 시절 함께 영화를 봤던 친구들... 유난히도 무파사와 새끼 심바를 좋아했던 친구가 자꾸 떠오른다. 어느새 세월이 이렇게 지나서 은 아주 오래된 추억의 영화가 되었다. 을 굳이 찾아가서 본 이유는 그 시절이 그리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더 이상 이 재밌지가 않았다. 이제 너무 어른이 되었나 보다, 잘 만든 그래픽 실사 영화지만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비주얼이 어색하고 다 아는 줄거리라 기대감도 없었다. 혹시 을 처음 보는 분들이나 새로 나온 아이들이라면 아주 재밌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위로가 되는 것은 귀에 익은 OST들이 마음을 흥겹고 그립게 해 주었다. 정말 말이 실사지 영화에는 실제는 전혀 존재하지 않고 모두 그래픽이라..
“어둠은 상처를 밟으며 성장하고 모습을 드러낸다.” 영화는 조커의 탄생을 그리고 있다. 어두우면서 치장하지 않은 아름다움이 모든 장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조커는 전형적인 악당 탄생 공식을 따른다. 착한 심성을 가진 남자, 불우한 가정, 학대당한 어린 시절, 정신질환, 사회적 무관심, 꿈은 높지만 현실은 바닥인 남자에겐 억울한 일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그리고 각성이 일어난다. 첫 번째 살인을 마치고 얼마지 않아 어두운 계단을 내려가서 문을 열자 밖은 환한 빛으로 가득하다. 이 장면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다. 살인으로 내면의 어둠을 이기고 깨어남의 빛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완전히 각성한 아서는 계단을 내려오면서 자유의 춤을 춘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처를 밟으며 깨어나, 어둠의 본 모습을 드러낸다...